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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핵심, 기계 산업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제조업은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특히 기계 분야는 다른 산업의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하기에 일찍부터 선진국에서는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왔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해외 선도 기관과의 기계 연구 분야를 비교·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한국 기계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제5회 과학기술예측조사는 메가 트렌드를 선정했다. 메가 트렌드란 사회·경제 측면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걸 말한다. 제5회 과학기술예측조사는 수요 변화와 과학기술 발전으로 2040년까지 출현할 미래 기술을 도출해냈다. 선정된 트렌드는 ▲휴먼 임파워먼트 ▲초연결에 의한 혁신 ▲사회 복잡성의 진화 ▲경제 시스템의 재편 등이다. 모두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사회 변화상을 담은 키워드다. 과학기술예측조사가 유의미한 건 5년마다 미래에 파급효과가 높 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을 예측·조사한다는 데 있다. 기술 확산점 도달 시기를 예상해 정책 수립에 기초 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기계 산업에 부는 변화

메가 트렌드 발표 이후 신산업, 신기술이 주목 받을 것 같았지만 이목이 쏠린 건 의외로 기계 산업이다.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 기계 산업에서 비롯된다는 시각이 확산되면서다. 일각에서는 “기계 혁신이야 말로 전 산업의 생산성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기도 한다.

제조업 전반에 생산 설비, 부품 소재를 공급 하는 기계 산업은 기술 개발의 전후방 연계 효과도 매우 크다. 그런 만큼 장기간의 기술 축적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어서 신흥 국이 기술력을 따라잡는 게 쉽지 않다. 반면 제조업 내에서 고용 유발 효과가 커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독일, 일본, 미국 등  기계 산업 선진국은 원천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계 산업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고능률화, 초정밀화를 위한 공작기계 CNC 시스템의 경우 일본과 독일 기업이 세 계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 인도 등도 자국의 제조업 강화를 위해 정책적인 차원에서 기계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일부 리서치 회사들은 2020년이 되면 중국이 세계 3위의 기계 수출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기계 산업 내에서도 융·복합화, 고기능화, 스 마트화, 고효율화 등이 대두되면서 트렌드를 좇기 위한 연구 개발에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속적인 R&D는 앞으로 기계 산업이 4 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계 산업 내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생각한 기계연은 선도 기관 5곳의 연구 개발 동향을 분석했다. 기계연은 최근 5년 간의 논문 데이터를 기준으로 발표된 수가 많은 상위 다섯 개 기관을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분석 대상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협회(FhG),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AIST), 대만 산업기술 연구소(ITRI), 네덜란드 국립 응용과학기술연 구소(TNO),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센터(VTT) 등이다.

연구 기관들이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건 단연 엔지니어링이다. 제조 엔지니어링은 제조업 혁신과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부각된 지 오래다. 엔지니어링 활동이 생산 효율성을 재고하고 원가 절감이라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활용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산업계 추세를 보여주 듯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15% 이상 컴퓨터 과학분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국립응용과학기술연구소의 경우 20% 이상을 컴퓨터 과학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이 연구소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컴퓨터 과학 분야를 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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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 기관이 집중하는 연구는?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독일은 엔지니어링에 대한 연구 비중이 5개국 중 가장 높았다. 신제조 장비, 스마트공장, 자율 기계 등 기계 분야에서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컴퓨터 과학에 꾸준한 투자는 실질적인 R&D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독일이 신재생에너지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와 환경 과학 분야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컴퓨터 과학에 연구를 집중하는 독일의 행보를 두고 인더스트리 4.0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제조 미래를 변화하는 디지털화에 연구를 수행하는 프라운호퍼연구협회는 프로덕션 4.0 에 집중하고있다. 개별 제품을 빠르고 유연하게 지속 생산하는 것으로, 인더스트리 4.0 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꾸준한 R&D는 기계을 위한 하드코팅, 신속한 레이저 빔 방향 전환 거울, 효율적인 경량 모터, 저렴한 마그네틱센서 등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핀란드 국가기술연구센터도 디지털 엔지니 어링, 스마트공장, 빅데이터 기반의 산업용 인터넷등스마트산업에집중하고있다.꾸 준한 연구로 그래핀, 3D 프린팅, 초경량 금속 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자국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새로운 주제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있다. 일본 산업기술총합 연구소는 로봇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근래에는 산업용 로봇으로 구동되는 생물 의학 실험 로봇 마호로 (Maholo)를 개발했다. 앞으로 5G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내다본 대만 산업기술연구소는 기계 연구소 외에 정보통신 연구소를 둬 5G 무선통신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모델 및 심층 신경 네트워크 등 새로운 주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기계연은 “선도 기관의 연구 동향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등 ICT 기술을 기계 분야와 접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재료 과학, 에너지, 화학 공학 등 전통적인 기계 공학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메가 트렌드 대응 나서야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한국 기계 산업은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 더욱이 내수 시장의 경쟁 강도가 심화되면서 국내 산업 전반의 역량 확대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계 산업 트렌드에 부합하는 산업 분야로의 확장과 유연하고 선제적인 전환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의 차별화를 위한 전반적인 역량 강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계연도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이 용이하지 않은 특수성을 언급하는 동시에 “과거 연구 분야에 얽매이지 않았는지 분석한 뒤 메가 트렌드에 대응하는 연구와 시스템 기술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연구 방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인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8월 기계연을 비롯한 28개 과학기술 연구기관의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과기정통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각 기관이 해야 하는 연구를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공정성, 불확실성, 수월성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기술 경쟁력 확보와 혁신 성장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성장 둔화의 기로에 서있는 한국 기계 산업이 어떤 방법을 모색할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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