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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뿌리산업 고찰 Ⅱ ④] 스마트화, 경쟁력 향상의 또다른 핵심

뿌리기업 중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기업은 499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영세한 규모의 기업이 많고, 자금이나 인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도 많은 업계 특성 상 스마트공장 개념은 아직 현실과 너무 먼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화’라는 이름의 공정 혁신을 진행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뿌리산업은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영세 기업의 비중이 높고 산업에 대한 인식도 열악하다. 국가 핵심 산업들과 관련성이 높은 만큼 뿌리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필수적이고, 그를 위해선 마땅히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품질이나 생산성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는 반면에 인력 부족이나 비용 절감 문제가 심화되는 현실적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공정의 첨단화는 무엇보다 절실하다. 이에 뿌리산업 내 의 스마트공장 확산 문제는 뿌리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지만, 아직까지 업계는 스마트공장 구축에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2017 뿌리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25,787개의 기업 중 스마트공장을 ‘일부 구축 완료 해 운영 중’이라고 답한 기업은 1.8%에 불과하다. 반면, ‘추진 의사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94%나 된다. 구축을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더라도 진행이 쉽지는 않다. 스마트공장 구축에 관심이 있는 뿌리기업들에게 스마트공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요인들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52.7%가 ‘투자 자금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또, 비용이나 인력에 대한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는만큼 ‘유지보수 등 사후 관리 부담’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12.4%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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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화의 효과

그러나 곳곳에 산적한 어려움 속에도 뿌리기업의 ‘스마트화’가 필수적 과제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뿌리기업이 직면한 현실적 제들을 해결함에 있어 스마트화가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선 이후 문제 개선 효과를 직접 경험한 기업들도 많다.

주조를 비롯해 열처리, 가공, 표면처리, 조립까지 다양한 공정 수행을 통해 엔진용 피스톤을 생산하는 동양피스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모듈형 유연 생산 라인, IoT, CPS,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현장 자동화부터 공장 운영까지 일체화된 고도의 스마트공장 구현을 목적으로 투자를 지속하는 중이다. CPS를 통한 IoT 연동 빅데이터 분석 및 품질·공정 이상 예측을 통해 최적의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 로봇을 통한 자동 주물 이송, 공정 물류 자동화 및 자동 검사 구현 등을 통해 자동화율을 높였고,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 설계, 품질 정보 중심 실시간 공장 운영 관리 등도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구축 전과 비교해 생산성은 10% 향상했고 불량률은 26%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도 향상되면서 경영적인 성과들도 나타났다. 매출액이 3.6%, 수출이 6.2% 증가했고 영업 이익도 14% 개선되었다.

금형 전문 기업인 재영솔루텍은 40여년 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화를 진행해오고 있다. 금형에 특화된 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인 람데스(RAMDES), 웹 기반 공정 관리 플랫폼 엠파스(MPAS)와 실시간 금형 생산 관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QR 코드를 활용한 금형 정보 관리다. 고객들은 금형 부품 표면에 부착된 QR 코드 스캔을 통해 도면은 물론, 담당 작업자, 테스트 내역, 관련 부품 정보까지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생산 현장에서는 MES와의 연동을 통해 입고에서 생산, 출고 이후까지 금형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추후 QR 코드의 활용 범위를 넓혀감과 동시에 IT 기술과의 융합에도 더 활발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재영솔루텍은 이 같은 스마트화를 통해 불량률 저감,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금형 부품의 사후 관리 및 고객 서비스 향상 등의 효과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1987년에 설립된 종합열처리 기업인 새한진공열처리는 MES 구축만으로 문제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MES 구축을 통해 수주, 입고부터 납품 확인과 보고서 관리까지 모든 공정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모든 것을 수기로 기록했던 이전과 달리, 정확한 생산 계획으로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해지니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더불어 주문 등록 및 관리가 가능해져 재질 혼동으로 인한 작업 오류를 줄이게 되면서 불량률이 감소했고, 생산 데이터 분석 및 관리가 이루어지며 품질 향상도 가능했다.

새한진공열처리는 MES 시스템 구축 후 불량률 감소, 품질 및 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를 얻었다.
새한진공열처리는 MES 시스템 구축 후 불량률 감소, 품질 및 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를 얻었다.

뿌리기업의 스마트화를 위하여

정부는 이처럼 뿌리기업들의 경쟁력을 향상 시켜줄 ‘스마트화’를 위해 뿌리산업 내 스마트공장 보급 및 확산에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은 ‘지속가능한 뿌리산업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공정 혁신, 고부가가치화, 일자리 환경 조성의 세 가지 축을 골자로 진행된다. 스마트공장 구축은 공정 혁신의 핵심으로, 현재 499개에 불과한 뿌리기업 스마트공장을 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보다 효율적인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42개 뿌리 공정의 데이터 수집 표준 모델도 보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뿌리기업의 자동화 설비 도입 비용 부담 완화와 설비 투자 촉진을 위해 ‘뿌리기업 자동화 설비 리스 계약 지급 보증’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리스·렌탈 방식의 높은 금리 탓에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을 위해 마련된 해당 상품은 자본재공제조합의 지급 보증을 통해 설비 제조 기업과 리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계약 원금을 매월 균등 상환하는 방식이다. 뿌리기업 입장에서는 구매대금 확보에 대한 부담 없이 설비투자가 가능해서 좋고, 설비 제조 기업 입장에서는 판로 확장을 통한 매출 증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더욱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활발한 설비 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뿌리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경쟁력 향상이지 않을까?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지원 사업들이 마련되는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뿌리기업 스스로의 인식 변화와 의지다. 물론, 스마트공장이라는 거창한 이야기가 영세 뿌리기업들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스마트든 자동화든, 이름과 종류에 상관없이 공정 혁신은 격변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꼭 수행해내야만 하는 과제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전세 계가 몸을 싣고 달려나가는 가운데, 언제까지 스마트공장이 나와는 먼 얘기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 모른다. 변화에 대한 아주 작은 고민이라도 시작해야만하는 때가 아닐까 싶다.

About 김솔 기자

다양한 취재 경험을 살려 여러분께 읽고 싶은 기사, 재미있는 기사 보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