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국내 뿌리산업 고찰 / [국내 뿌리산업 고찰 ③] 뿌리산업 고도화를 위한 한국의 전략은?

[국내 뿌리산업 고찰 ③] 뿌리산업 고도화를 위한 한국의 전략은?

 미래산업을 뒷받침 할 중추적 기술이자 제조업 부활의 열쇠를 쥐고 있는 뿌리산업. 전략적으로 뿌리산업 고도화 정책을 진행 중인 각국의 기조에 맞춰 한국도 본격적인 지원으로 세계 최고와의 기술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주력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산업 창출을 위한 우리의 전략은 무엇일까?

전세계 산업 트렌드는 ‘유로6’ 시행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부터 단계적으로 배기가스 기준을 강화해 온 유럽연합이 2015 년 최종 단계인 유로6를 시행한 뒤 산업계는 ‘경량화’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뿌리산업도 경량화 트렌드를 충실하게 좇고 있다. 경량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통해 고효율, 고품질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목표 설정을 새롭게 한 것. 주조 산업은 선진국의 연비 규제로 자동차 경량화 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개발도상국의 경량 주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연구 개발 중이다.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도 등장했다. 일본의 경우 유기 바인더 대신 물을 사용하는 동결주형주조법을 공개 통해 원가 절감을 실현했고, 자동차 휠, 인도어 부품을 국내 기술보다 15% 이상 경량화 시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금형 산업도 초경량 고강도 부품을 위한 다중금형 성형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3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소재를 동시에 성형할 수 있는 복합 금형 및 성형 기술 등을 통해 공정 일체화는 물론, 다기능·고강성의  제품을 제조하는 고부가가치 금형을 만들고 있다. 소성가공 산업 역시 수송기기 고안전 경량화를 위한 강판 핫 스템핑, 경량 소재 성형성 향상을 위한 열간 성형 공정 등 기존 기술의 임계성능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현장 목소리 담은 실용적 기술

산업 현장에서 경량 소재와 난삭재 쓰임이 늘면서 이를 다루기 위한 최신 기술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초고강도강, 경량소재 용접기술 개발 요구가 많은 용접 산업은 현장의 요구에 맞춰 1.5GPa 1.8Gpa급 Hot Press Forming 강의 용접, 5000계/6000계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의 점용접, Fe-Al 이종금속 접합기술 및 CFRP 접합기술 등을 적용하고 있다.

표면처리와 열처리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표면처리 산업의 경우 핵심부품의 소형·고성능화에 따라 부품의 내구성 향상과 저마모를 위한 Tribology 코팅막 고기능화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다. Tribology 코팅막 대량생산에 필요한 Hybride coating 공정 기술, 특수 목적용 플라즈마 소스 기술, 대면적 고신뢰성 진공시 스템 기술 등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고장력강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열처리 산업은 저변형·금형수명 향상을 위한 열처리 기술 수요에도 기민하게 대응 중이다.

최고 기술 국가간의 기술 격차(최고 수준 0년)
최고 기술 국가간의 기술 격차(최고 수준: 0년)

일본의 압도적 기술력, 우리는?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동력일 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신산업에도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뿌리산업이 첨단 기술을 뒷받침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선진국은 제조업 부활의 핵심인 뿌리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제조업 기반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일명 ‘모노즈쿠리 정신’을 바탕으로 뿌리산업 기반 기술 고도화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일본은 뿌리산업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2018년 산업기술 R&BD 전략에 따르면 일본은 6대 뿌리산업에서 전부 기술 수준이 최고인 국가로 평가됐다. 이어 유럽, 미국 등이 뿌리산업 선진국으로써 기술 강화에 앞서고 있다.

일본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2년 핵심뿌리기술을 선정했다. 주력 산업 및 신성장 동력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 관련 제품의 국내외 시장점유율, 해당 분야의 연구 동향과 기술 확산 효과 등을 고려한 것이다. 주조 29개, 금형 27개, 소성가공 29개, 용접 30개, 표면 처리 31개, 열처리 29개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는 금년 내로 자동차, 조선해양, 기계·로봇 등 수요 산업의 요구에 맞는 기술을 도출한 후 핵심 기술로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10년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발표했다. 이듬해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력 강화 지원 사업이 시작됐다. 그해부터 1차년도 사업에 착수한 정부는 이듬해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를 신설·지정하고 ‘제1차 뿌리산업진흥 기본계획(이하 1 차 계획)’을 수립했다.

뿌리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한 1차 계획은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R&D시스템 구축 ▲공정혁신 ▲인력 선순환 ▲경영 및 근무 환경 개선 등이다. 본격적인 정책적 지원으로 한국은 세계 최고와의 기술 격차를 2011년 2.4년에서 2015년 1.8년으로 단축했다. 같은 기간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도 55명에서 62명으로 증가했다. 현장의 애로 해소에 우선 집중한 결과다.

하지만 기술과 고용 호조에도 뿌리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매출 신장세 둔화, 3D 이미지, 인력 부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2017 년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이하 2차 계획) 이 수립됐다. 2013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개정까지 통과되면서 뿌리산업의 대상은 중견기업까지 확장됐다. 고부가가치 글로벌 강소기 업을 육성한다는 정부 전략의 방향성이 드러난 것이다.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출처:2018 뿌리산업 백서)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출처:2018 뿌리산업 백서)

지속 가능한 성장 위해

뿌리산업 자체 인프라를 정비한 정부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내세웠다. 고부가가치, 공정 혁신, 일자리 생태계 등 총 6개의 정책으로 나눠 정책을 구성했다. 주력 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창출을 위해 핵심 뿌리기술을 개정한 것도 기술 수요 변화와 업계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주목할 만한 건 175개 핵심뿌리 기 술을 ▲수요산업 대응형 ▲공통기반 기술형 ▲틈새 시장공략 기술로 세분화해 R&D 과제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점이다.

수요 산업 대응형의 경우 자동차, 조선·해양, 기계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전기차, 로봇, 항공 등 신산업 창출에 필요한 뿌리 기술을 도출해 R&D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경량화에 필요한 기술을 주조, 금형, 소성, 용접, 열처리에서 찾아 이를 발전시키는 방안이다. 내열합금용 경량부품 주조 기술, 복합소재 고속 성형기술, 고강도 비철합금 성형 기술, 이종재료 접합 및 전장부품 솔더링 기술, 고강도화 열처리 기술 등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뿌리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정 혁신 방안도 마련됐다. 작업환경 개선에 자동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해 기준 499개인 스마트공장의 수를 2022년까지 2,000개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정별  전담 코디네이터를 활용, 지속적 사후관리와 스마트공장 수준의 고도화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6대 뿌리기술 분야 42 개 공정을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을 위한 표준모델 개발 및 보급을 진행 중이다.

3D 프린팅과 뿌리기술을 결합 유도하기 위한 시범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3D 프린팅 제조혁신 지원센터와  뿌리기술센터에 구축된 3D 프린터를 뿌리기업이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형주조, 금형제작에 필요하지만 고가의 3D 프린터를 공동으로 활용하도록 해 비용을 절감하고 납기 단축을 유도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수출 선도 업종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도 지원한다. 자동차 산업 등 제조산업이 급성장 중인 멕시코에 금형기술 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해 중소 금형 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 해외 수요기업과 매칭됐거나 신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뿌리기업에게는 내년도부터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한다. 시제품 제작 비용의 최대 50%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정책들

정부는 지난 6월 국가핵심뿌리기술을 개정했다. 주력 산업과 신성장 산업의 기술 수요 변화와 업계 요구를 반영해 기술과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105개 사를 대상으로 R&D 과제도 지원한다.

뿌리공정의 자동화, 스마트화, 고효율화 확 산, 작업환경 개선 등을 위해 예산도 책정됐다. ▲수작업·재해유발 공정과 노동 강도가 높은 공정 등의 작업 환경 개선 ▲스마트공장 보급 ▲설계 기술 고도화 위한 24시간 온라인 서비스 및 방문교육 ▲품질 혁신을 위한 전문가 파견 및 진단 ▲기업별 수요 맞춤형 협동로봇 제작 보급 지원 등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오는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하노버 금속판 가공기술 전시회와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 국제공작기계전시회에 한국 뿌리산업관 부스도 마련된다.

올 하반기 중으로 뿌리기술 범위를 조정하고, 뿌리기술 지원 근거를 보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뿌리산업법·시행령’도 검토된다. 정부는 제품·부품의 제조공정에 활용되는 기반 기술 로 뿌리기술을 정의했다. 산업 연관도·고도화 여지 등을 고려해 뿌리기술 범위를 조정한다. 지원 근거를 위해서는 뿌리기업 확인서 발급,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지정·지원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안정적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타 자세한 지원 정책과 신청방법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가 발간한 ‘2018 뿌리산업 백서’를 참고하면 된다.

 

About 조아라 기자

인사이트를 넓힐 수 있는 기사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