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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특집 ①] 제조업의 근간, 소재산업의 현주소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 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며 싱싱한 제철 식재료를 치켜드는 음식점 주인의 모습이다. 누군가는 ‘음식의 8할은 재료’라고도 한다. 직접 요리를 해보면 그 말이 마냥 과장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제조업 역시 마찬가지다. 소재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및 개발은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제품의 수명과 정밀도를 향상시킨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발표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에서는 경량소재 분야가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 자율주행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선 소재산업의 현황을 통해 소재산업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높은 부가가치와 기술력 지닌 소재산업

최근 재료연구소에서 발간한 「소재기술백서2016」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소재산업 사업체 수는 7,549개사로 제조업 전체 사업체 수(68,640개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이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이 각각 전체 제조업의 17.7%, 19.9%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소재산업의 사업체당 생산액은 348.5억 원으로 제조업 사업체당 생산액인 217억 원보다 1.6배 가량 더 많다. 소재산업의 사업체당 부가가치액은 127.7억 원으로 제조업 사업체당 부가가치액인 70.6억 원보다 1.8배 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을 소재산업 내 업종별로 살펴보면, 생산액은 금속 소재가 가장 많지만 부가가치액은 화합물 및 화학 제품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료: 통계청,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통계청, 산업통상자원부

무역 현황을 살펴보면 소재산업의 수출은 흑자, 소재기술의 수출은 적자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6년 기준 소재산업의 수출액은 748억 달러로 제조업 전체 수출의 15.1%에 해당한다. 수입은 540억 달러(제조업 전체 수입의 13.3%)로, 무역수지는 20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 중이다. 반면 2015년 기준 소재기술의 기술 수출은 2,200만 달러, 기술 수입은 2억 7,000 만 달러로 나타나 2억 4,800만 달러의 기술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소재산업은 어떠한 위치를 점하고 있을까. 2015년 기준 한국, 중국, 미국, 일본, 독일 소재산업의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살펴보면 일본(1.144), 한국(1.056), 독일(1.012), 미국(0.982), 중국(0.747) 순으로 조사되어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우수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10년(2006~2015년) 동안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소재 기술 분야 특허 수는 2,817건으로 이는 세계 4위 수준이다. 미국(28,794건)이 1위, 일본(18,205건)이 2위, 독일(6,329건)이 3위로 나타났다. 특허 부문의 세계 점유율은 2006년 2.5%에서 2015년 5.9%로 3.4%p 증가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덕근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덕근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장

이처럼 소재산업은 높은 부가가치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덕근 중소중견기업지원본부장은 “소재 및 부품에 의해 완제품의 생산이 좌우되므로 국내 산업구조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소재부품산업의 육성이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떠오르는 소재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더 이상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그중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인 수송기기의 경량화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에도 설명하겠지만, 이러한 경량화 소재기술의 연구 흐름은 철에서 알루미늄, 마그네슘, 타이타늄으로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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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량화 소재기술 부문에서 주목하는 소재는 바로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다. CFRP는 플라스틱에 탄소섬유(CF)를 첨가해 강화시킨 것으로, 강도와 강성이 우수한 동시에 기계 가공성이 좋다. 또 경량화 소재로 꼽히는 만큼 밀도가 낮으며 열팽창계수가 작아 치수 안정성이 뛰어나다. 다만 비싼 가격 때문에 지금은 항공기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전까지의 철이나 알루미늄, 마그네슘, 타이타늄 합금(alloy) 등과 달리 CFRP는 복합재료(composite materials)에 해당한다. 합금과 복합재료는 서로 다른 소재를 섞는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합금이 두 종류 이상의 금속을 녹여서 섞는 것에 비해 복합 재료는 금속 이외에도 유리나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결합할 수 있다. 이때 각 소재의 조직은 그대로 유지된다. CFRP는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이나 섬유강화금속(FRM) 등의 복합재료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소재이기도 하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또 다른 소재로는 그래핀(graphene)이 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과 같은 육각형 모양으로 배열된 2차원 구조의 원자막으로, 구리의 100만 배에 달하는 전류를 수송할 수 있으며 강도는 강철의 200배에 이른다. 또 전자의 이동성이 실리콘의 100배 이상이고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다. 종이처럼 구부리거나 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그래핀을 활용할 경우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이외에도 초고속 반도체나 고효율 태양전지,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

그래핀(graphene)은 위 이미지와 같이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배열되어있다
그래핀(graphene)은 위 이미지와 같이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배열되어있다

소재 분야의 이슈, 경량화와 난삭재 가공

앞서 설명한 수송기기 경량화를 위한 소재들은 대개 ‘밀도가 낮으면서도 강도가 높다’는 사실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이 오히려 제조인들의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문제는 바로 ‘높은 강도로 인한 가공성 저하’다. 이외에도 가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인성이나 취성, 경도 등이 있다.

이러한 난삭재를 효율적으로 가공하기 위해서는 경도가 뛰어난 소재로 이루어진 공구 또는 칩 배출성이 좋은 공구를 활용하거나 공작기계 구조의 강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 다음 장에서는 최근 소재 분야의 이슈인 경량화 소재기술과 난삭재 가공 솔루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제조업과 소재 특집] 연결기사 보기
①제조업의 근간, 소재산업의 현주소
②경량화, 선택 아닌 필수
③난삭재 가공, 더 이상 어렵지 않다
④더 나은 소재를 찾기 위한 여정

About 송해영 기자

제조업이 꼭 어려울 필요 있나요? 쉽지만 깊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