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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입자해석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많은 양의 흙과 자갈을 단번에 퍼낼 수 있는 굴착기 삽을 설계하려면? 파우더가 고르게 분사될 수 있도록 스프레이의 분사력을 개선하려면? 분말야금을 활용한 제조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다면? 위 질문의 공통된 답안은 바로 ‘입자해석’이다. 입자해석은 자갈이나 모래, 쌀 등과 같이 알갱이로 이뤄진 입자성 물질(granular material)의 거동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가리킨다.

지난 7월 11일 개최된 2017 EDEM Korea User’s Conference에서는 분체공학(Particle Technology) 분야의 전문가인 금오공과대학교 박준영 교수가 ‘이산요소법과 분체공학의 소개’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강연에서 박준영 교수는 “입자해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바로 입자해석과 유체해석을 동일시하는 것”이라며 “유체해석으로 입자의 거동을 분석할 경우 정확한 해석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오공과대학교 박준영 교수
금오공과대학교 박준영 교수

유체와 고체의 성질을 모두 갖는 입자

일견 비슷해 보이는 유체와 입자의 거동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는 간단한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이 담긴 컵을 한쪽으로 천천히 기울여보자. 물이 쏟아지기 직전까지 수면은 지면과 평행을 유지한다. 반면 컵에 딱 들어맞는 금속 덩어리를 넣고 컵을 기울이면 금속 덩어리의 표면은 컵과 함께 기울어진다.

다음으로는 컵에 모래를 담아보자. 처음에는 금속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표면이 컵을 따라 기울어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물처럼 흘러내릴 것이다. 이처럼 입자는 유체와 고체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 ‘특징이 두 가지’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인 셈이다.

입자해석의 필요성

브라질 땅콩 효과(Brazil nut effect) 역시 입자가 갖는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브라질 땅콩 효과는 다양한 크기의 견과류가 든 통을 움직이면 크기가 가장 큰 브라질 땅콩이 맨 위로 올라가는 현상에서 유래되었다. 유체에서 부력이 밀도(density)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입자에서의 부력은 입자 크기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브라질 땅콩 효과는 제약 분야의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다양한 종류의 가루약을 잘 섞은 뒤 장시간 운반하면 분말의 크기에 따라 층이 나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반 후에는 가루약을 골고루 섞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입자해석을 적용할 경우 이와 같은 현상을 미리 파악해 대비할 수가 있다.

물탱크와 사일로에서 깊이와 압력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물탱크와 사일로에서 깊이와 압력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

물탱크와 사일로(silo) 간 비교를 통해서도 유체와 입자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사일로는 시멘트나 광석, 곡물 등의 분체물을 저장하는 원통형 창고다. 물탱크에 세로로 세 개의 구멍을 뚫으면 맨 아래 구멍의 물줄기가 가장 멀리까지 뻗어 나간다. 유체의 경우 깊이가 깊어질 수록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모래가 든 사일로에 구멍을 뚫으면 맨 위 구멍에서 흘러나온 모래가 가장 먼 지점에 떨어진다. 사일로에서 깊이와 압력 간 관계는 위 그래프를 통해 표현할 수 있다. 물탱크와 달리 높이가 50m를 훌쩍 넘는 사일로를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입자와 유체 간의 특성 차이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체에 대한 접근법을 그대로 입자에 적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커피 한 잔에는 분체공학이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크리닝부터 로스팅, 그라인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분체공학으로 분석할 수 있다.
커피 한 잔에는 분체공학이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크리닝부터 로스팅, 그라인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분체공학으로 분석할 수 있다.

입자해석의 종류

입자성 물질의 거동을 해석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유한요소법(Finite Elements Method)을 활용한 연속체 모형(Continuum Model)이다. 입자 간 충돌을 고려하지 않으며 분체 유동에 대해 유체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어 해석 결과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DEM(Discrete Element Method), 즉 이산요소법이다. 입자 하나하나의 궤적을 일일이 쫓으며 각 입자가 갖는 힘을 모두 계산하기 때문에 높은 계산력을 요구한다. 이후 소개할 Star-CCM+와 EDEM 모두 DEM을 채택하고 있다.

세 번째 해석 방법은 셀룰러 오토마타(Cellular Automata)인데, 방대한 양의 입자를 분석할 수 있는 대신 역학적 정보를 구할 수 없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네 번째 방법은 통계를 기반으로 한 DSMC(Direct Simulation of Monte-Carlo)이며, 다섯 번째 방법은 최근 그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SPH(Smoothed Particle Hydrodynamics)다.

그렇다면 입자해석이 가능한 상용 소프트웨어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 장에서는 입자 거동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인 Star-CCM+와 EDME에 대해 소개하도록 한다.

다면체 DEM 기능이 추가된 다중 물리 CFD 솔루션 – STAR-CCM+

STAR-CCM+는 다중 물리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에 특화된 시뮬레이션 및 분석 소프트웨어다. 지멘스 PLM 소프트웨어(이하 지멘스)는 2016년 씨디어댑코를 인수한 이후 최신 버전 STAR-CCM+v12.04를 출시했다. 지난 7월 10일 열린 ‘STAR Korean Conference 2017’에서 STAR-CCM+의 최신 버전에는 어떤 기능이 추가됐는지 살펴봤다.

STAR Korean Conference 2017
STAR Korean Conference 2017

STAR-CCM+v12.04에는 복합 입자 없이 복잡한 입자 유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다면체 DEM 요소 기능이 추가됐다. 사용자는 3D CAD 모델을 통해 입자 모양을 정의하거나 부품으로 가져올 수 있고 파트가 토폴로지를 정의해준다. 인젝터를 설정해 크기와 종횡비를 배치할 수도 있다. 또한 구, 원통 등 덩어리 모양의 복합 재료를 다른 입자 유형으로 모델링 할 수 있다. 적용 종류는 채소, 암석, 골재, 벽돌부터 보리, 옥수수, 쌀 같은 곡류와 석탄, 장작 등 원료까지 다양하다.

다면체 DEM 기능의 추가로 저렴한 비용으로 입자 위상 관계를 정확하게 나타내며 향상된 정확도는 뾰족한 가장자리와 모서리에서도 접촉 모델링을 가능케 한다.

원래 입자(위)를 새로운 입자(아래)로 교체할 수 있다.
원래 입자(위)를 새로운 입자(아래)로 교체할 수 있다.

디자인매니저와 STAR-Innovate도 추가됐다. 다중 물리 CFD 시뮬레이션에 여러 가지 설계 탐색 기능을 통합한 디자인매니저는 STAR-CCM+ v12.04의 모든 인스턴스에 포함되어있다. 형상과 작업 조건의 변화를 검사해 설계의 탐색을 체계적으로 자동화해 주는 디자인매니저를 통해 사용자는 공정 관리와 성능 평가는 물론 설계 집단을 직접 설정하고 자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통합된 플랫폼, 자동 격자, 파이프라인 워크플로우, 정확한 물리 모델을 활용하여 기존의 방식으로는 시뮬레이션하지 못했던 복잡한 해석을 가능하게 해 준다.

STAR-Innovate는 씨디어댑코가 개발한 HEEDS 설계 기술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다. 설계 공간을 지능적으로 탐색하여 단일 또는 다중 목적 연구도 최적으로 수행하게 해준다. 확률 분석 기능은 엔지니어가 임계 치수의 제조 허용 오차 또는 경계 조건값의 변동과 같은 입력 매개 변수의 작은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 예측의 민감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타 해석과의 연동을 통한 설계 최적화 – EDEM

EDEM은 이산요소법(DEM)을 이용한 입자역학 전용 해석 툴로서, 자갈이나 모래 등 다양한 입자의 거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EDEM은 입자와 모델의 모양 및 물성을 정의하는 크리에이터(Creator), 크리에이터에서 정의된 내용을 계산하는 시뮬레이터(Simulator), 계산된 값을 분석 및 정리하는 애널리스트(Analyst)의 세 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입자해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EDEM
입자해석을 위한 소프트웨어 EDEM

EDEM의 특징으로는 단순히 입자의 거동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API 코드 및 CAE 소프트웨어와의 연동 해석(coupling)을 통해 입자 거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물리적 현상이 포함된 영역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즉 EDEM을 CFD(Ansys Fluent)나 FEA(Ansys Mechanica, Abaqus, Nastran), MBD(Adams, Recurdyn, Virtual Lab Motion) 등의 CAE 툴과 연계함으로써 해석의 범위를 유동해석, 열전도해석, 구조해석 등까지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11일 개최된 2017 EDEM Korea User’s Conference에서는 RecurDyn과의 연동 해석 적용 사례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여타 해석과 연동할 경우 설계 시 안전 계수를 낮추고, 시험 횟수를 줄일 수 있어 개발 비용이 절약된다.

지난 7월 11일 개최된 2017 EDEM Korea User’s Conference
지난 7월 11일 개최된 2017 EDEM Korea User’s Conference

EDEM은 중장비, 제약, 금속 가공, 분말 야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공정별로는 굴착기 버킷, 스프레더, 경운기 및 수확기 등 대량으로 재료를 처리하는 장비에 대한 가상 테스트, 분쇄기 등의 최적화, 파우더 혼합이나 정제 코팅 등과 같이 벌크 고형물을 포함하는 공정의 최적화 등에 활용 가능하다. 즉 분말이나 입자가 포함된 공정이라면 어디서든 활용 가능한 셈이다.

About 송해영 기자

제조업이 꼭 어려울 필요 있나요? 쉽지만 깊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