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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4차 산업혁명 ④] 한국의 성공적 산업혁명을 위한 전제조건은?

많은 사람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지극한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나와 먼 얘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같은 생각의 기저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앞선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이 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경제적 효과나 실체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우선적으로 거리감을 형성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이나 스마트공장은 어떤 하나의 솔루션이나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컨베이어와 전기동력으로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2차 산업혁명)하고, 전자 및 IT를 활용하여 자동화 체계를 강화(3차 산업혁명)한 것처럼 최신 ICT 기술을 기반으로 지금보다 더 생산을 효율화하려는 움직임이자 지향점인 것이다. 우리는 생산을 시작한 이후로 늘 지금 보다 더 효율적인 것을 추구해 왔고 계속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4차 산업혁명을 결코 막연하거나 상관없다는 이유로 먼 발치에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거리감을 차치하더라도 한국 제조업계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에 빠르게 편승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아직 많은 기업들이 3차 산업혁명조차 완벽하게 경험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Smart Machine & Factory의 박한구 대표 는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의 명확한 구분 위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로 노는 대·중소기업, 변화의 발목 잡아

3차 산업혁명은 쉽게 말하자면 자동화를 향한 여정이었다. 센서나 엑츄에이터(Level 0) 부터 PLC(Level 1), P/C(Level 2) 단까지 공장 자동화를 우선 도입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MES(Level 3)와 ERP(Level 4) 같은 상위 단까지 연결시켜 전체적으로 자동화 시스템을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산업혁명에는 사람이 필히 개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P/C Process Computer

자동화 개념은 기본적으로 비례 적분 제어(PI 제어)나 비례 적분 미분 제어(PID제어) 같은 수식을 기반으로 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이 미리 프로그램을 해놓은 순서와 알고리즘에 따라 생산 시설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 선형적인 제어는 잘 되어도 비선형적 제어는 어려운데, 모든 설비가 선형적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기계가 노후되거나 열이 발생하면 비선형적 현상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알고리즘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해진다. 결국 완벽한 무인화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이처럼 2% 부족한 자동화에 빅데이터, AI, 머신러닝 등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하여 생산 설비가 스스로 능동적 판단을 내리는 똑똑한 공장을 만드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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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0 ~ Level 2의 공장 자동화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첨단 ICT 기술을 융합해야만 성공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란 결국 ‘2% 부족한 자동화에 첨단 ICT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고, 결국 공장 자동화에 대한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전제가 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장 자동화조차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이미 공장 자동화가 100% 되어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공급사슬(Supply Chain) 상에 있는 중소 제조 기업들의 대부분은 일부 공정만 자동화되어 있거나 그 조차도 되지 않는 ‘ICT 미적용 수준’ 또는 ‘기초 수준’ 정도에 그치고 있다. ERP나 MES를 도입했다 하더라도 Level 0 ~ Level 2의 공장 자동화에 대한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위 시스템을 우선 도입한 경우가 많다 보니, 수동 입력에 따른 데이터 신뢰도 저하 문제로 실제적인 사용률이 낮다. 3차 산업혁명의 과제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갈 방법은 없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Level 0부터 단계적으로 공장 자동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동화 인프라를 구축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간 수·위탁거래 구조는 더 하위 단계의 벤더로 내려갈수록 수익을 남기기 힘들게 되어있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가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들이 자동화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중소기업의 자동화 구축을 위한 투자 지원 확대에 집중하는 동시에 기업 간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및 정책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Smart Machine & Factory의 박한구 대표
Smart Machine & Factory의 박한구 대표

대기업의 변화가 혁신의 동력 될 것

그렇다면 이미 자동화가 완전히 구축된 대기 업은 어떻게 해야할까? 박 대표는 데이터를 자본화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현재의 장치 산업으로 지속 성장을 이어나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때문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대기업들이 공장을 스마트화 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미국의 GE처럼 본래 가지고 있는 도메인 지식과 첨단 ICT 기술을 활용, 데이터 자본을 통해 서비스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역량 및 기반은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지금은 그 같은 변화에 대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이지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춰 비즈니스 패러다임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다.”

박한구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생의 관계이고, 그것은 4차 산업혁명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에서 자동화·스마트화를 아무리 잘한들, 벤더가 납품하는 소재나 부품 데이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다. 중소기업의 변화가 지연될수록 결국 대기업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때문에 대기업들은 최소한 자신의 공급사슬 내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스마트화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기존의 상하관계를 벗어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함께 변화에 동참할 때 비로소 성공의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4차산업혁명 특집
① 한국, 길 잃은 패스트 팔로어
② 변화 위한 본격적 걸음 내딛는 기업들
③ 현장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④ 한국의 성공적 산업혁명을 위한 전제조건은?

About 김솔 기자

다양한 취재 경험을 살려 여러분께 읽고 싶은 기사, 재미있는 기사 보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