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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가공의 시대’ 과연 언제? – 복합가공기에 대해 알아보자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의 체재 변환, 제품의 복잡성 증가, 생산성 향상 요구의 지속적 증가 등 다양한 환경적 변화에 처한 제조업에 있어서, 제한된 공장 내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복합가공기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가공해야 하는 형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가공방법은 어려워지는데 사이클 타임 단축과 정밀도에 대한 요구는 언제나 엄격하다. 복잡해지는 공정마다 장비를 옮겨 다니는 것은 상당한 수고가 든다. 또 새로 세팅 하는 과정에서, 클램프를 풀고 다시 클램핑 하면서 정밀도가 떨어져 속도와 정밀도를 모두 놓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클램핑과 언클램핑의 횟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즉 한 장비에서 여러 공정을 수행하여 한 번의 셋업으로 완제품을 가공하면 사이클 타임과 정밀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터닝과 밀링을 한 장비에서 동시에 가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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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가공기 정의
보통 서로 다른 종류의 두 가지 이상의 가공이 하나의 기계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를 복합가공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복합가공기에 대한 정의가 명확치 않아 ‘멀티태스킹(Multitasking) 장비’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멀티태스킹의 의미. 즉,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한다는 뜻에서 보면 엄밀히 말해 복합가공기가 멀티태스킹 장비인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동시에 여러 축으로 작업을 하는 멀티태스킹의 역할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독립적인 여러 기능을 한 대의 기계에 집약시켜 놓았다는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또한, 절삭 가공 진영에서는 특별한 수식어가 붙지 않는한 복합가공기란 ‘밀링 작업을 하는 머시닝센터와 선삭 작업을 하는 터닝센터를 합쳐놓은 기계’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합가공기의 특장점
공정 집약: 복합가공기의 모든 장점은 ‘공정 집약’이라는 특성에서 시작된다. 복합가공기는 준비나 대기 시간 없이 하나의 기계로 모든 과정을 끝낸다. 일반적인 가공의 경우 터닝센터에서 전면부와 후면부를 선반 작업한 후 공작물을 탈착해 머시닝센터에 다시 부착, 전면부와 후면부를 밀링 작업하는 반면, 복합가공기는 공작물을 탈부착하지 않고 처음에 한 번 고정하는 것만으로 제작을 완성하는 ‘원척킹(One Chucking) 가공’이 가능하다. 

때문에 다른 기계가 다음 공정을 위해 대기할 필요가 없으며 공작물의 이동 과정도 없다. 따라서 일반 공작기계보다 리드 타임이 현저히 짧고 정밀도도 높다. 선반 작업에서 밀링 작업으로의 이동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가공 오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공작물을 이동하는데 드는 작업자의 노력이나 비용도 없다.

일체형 가공 가능: 일반적인 가공 방식으로 복잡한 형상을 가공할 때는 분할해 작업한 후 조립해야 하는 반면 복합가공기를 이용한 가공의 경우 한 번에 제작하는 일체형 가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성도 더 세다. 단면이나 원형 외에도 다각도의 각종 형상을 제작할 수 있어 재료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형상을 한 장비에서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ustomization, 대량 맞춤 생산) 체제에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비효율적인 공정 과정을 거쳐야 했거나 불가능한 작업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하는 복합가공기는 여러 기계를 집약한 것이기에 사용 면적도 훨씬 작다.

복합가공기의 종류
업계에서 ‘복합가공기’로 불리는 장비는 테이블 회전형 머시닝센터와 쌍주축과 터릿을 갖춘 터닝센터 두 가지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테이블 회전형 머시닝센터의 경우는 기존의 5축 제어 머시닝센터가 가지는 틸팅형 인덱스 테이블에 회전추축 기능을 부여해 턴밀 가공 방식이 가능하게 하거나 주축에 고정기능을 부여해 수직형 선반 가공 기능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제품 으로는 DMGMORI의 DMU/FD 기종을 들수 있다.

복합가공기의 큰 분류 중 하나인 테이블 회전형 머시닝센터. 사진은 DMGMORI의 DMU 125 FD
복합가공기의 큰 분류 중 하나인 테이블 회전형 머시닝센터. 사진은 DMGMORI의 DMU 125 FD

쌍주축과 모듈러구조의 터릿 절삭 공구대를 갖춘 터닝센터도 복합가공기의 대세 반열에 올라있다. 거기에 밀링 스핀들(B축)을 갖춘 밀턴 장비는 최근 2~3년에 걸쳐 차세대 제품으로 자리를 잡은 동시에 메이커 별로 라인업을 갖춰가고 있는 핵심기종이다. 터닝센터는 나까무라 도메의 WT 시리즈 등이 있다.

 복합가공기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터닝센터. 사진은 나까무라 도메의 복합가공 터닝센터 WT 300.
복합가공기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터닝센터. 사진은 나까무라 도메의 복합가공 터닝센터 WT 300.

복합가공기 레벨
복합가공기에는 세 단계 정도의 레벨이 있는데, 레벨이 높아질 수록 집약 가능한 공정의 폭이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수준 높은 복합가공기는 구조적으로는 두 개이상의 스핀들과 최소 5개 이상의 제어축을 가지며 밀링 스핀들의 축이 회전하는 B축을 가짐으로써 임의의 각도에서 가공이 가능하고, 동시 5축 제어에 의한 곡면 가공이 가능한 레벨 3의 기계로 볼 수 있다. 터닝센터를 기반으로 한 복합가공기의 레벨을 알아보면,

 

레벨 1
Y축이 없는 기본적인 단계다. 일반 CNC 선반에 터렛과 회전 공구를 장착한 타입이다. 선삭을 완료하고 에어스핀들 등 별도의 공구를 장착하여 드릴링 또는 밀링을 하면 복합가공이 될 수 있다. 단, 반드시 축을 중심으로 한 가공(Radial 또는 Axial) 밖에 할 수 없다는 결정적인 제약이 따르지만 선삭 후 간단한 밀링작업을 위해 공정을 이동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은 크다. 두산공작기계의 PUMA GT2100M 시리즈의 경우가 이 레벨에 해당된다.

 선삭 이후 센터를 벗어나지 않은 밀링이 가능한 레벨1의 결과물.
선삭 이후 센터를 벗어나지 않은 밀링이 가능한 레벨1의 결과물.
 레벨1의 복합가공이 가능한 두산공작기계의 PUMA GT2100 시리즈
레벨1의 복합가공이 가능한 두산공작기계의 PUMA GT2100 시리즈
 두산공작기계의 PUMA GT2100 시리즈의 내부
두산공작기계의 PUMA GT2100 시리즈의 내부

레벨 2
Y축을 추가하여 레벨 1에서 나타나는 제약을 극복하였다. 자유도가 생기므로 축을 벗어난(Off-center) 가공, 예를 들면 키홈(Keyway)과 같은 본격적인 밀링 가공이 가능하다. 두산공작기계의 PUMA 2100/2600YII 시리즈가 이 레벨에 속한다. Y 축이 부가되면 선삭 위주의 가공이면서 약간의 밀링이 가미 되는 공정의 경우 한 번의 척킹(Chucking)이 주는 사이클타임 단축과 정밀도 향상 및 공간 활용의 장점이 발생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선삭보다 밀링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레벨 2 복합가공기에서 사이클타임의 극단적인 단축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레벨2 부터는 센터를 벗어난 작업이 있기 때문에 Y축의 사용이 필요하다.
레벨2 부터는 센터를 벗어난 작업이 있기 때문에 Y축의 사용이 필요하다.
 Y축이 부가되어 레벨2의 복합가공이 가능한 두산공작기계의 PUMA 2100/2600YII 시리즈.
Y축이 부가되어 레벨2의 복합가공이 가능한 두산공작기계의 PUMA 2100/2600YII 시리즈.
 두산공작기계의 PUMA 2100/2611YII 시리즈의 내부
두산공작기계의 PUMA 2100/2611YII 시리즈의 내부

레벨 3
이 레벨부터는 점점 선반과 다른 모습을 띄기 시작하는데, 가장 큰 차이는 머시닝센터에 장착되는 밀링스핀들이 장착된다는 점이다. 레벨 2 장비에서도 특수 공구를 부착하면 4+1축 가공이 가능하기는 했었지만, 레벨 3 복합가공기에서 밀링 스핀들을 고정하고 선삭을 위한 고정구를 장착하여 4+1축 가공을 하는 경우는 터릿을 사용하던 것에 비해 밀링 파워가 강해지고 각진 형상을 가공할 수 있으며, 터릿에서의 공구 수 제한을 자동공구공급장치(ATC)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또한, 밀링스핀들이 틸팅이 가능한 B축을 가지는데 이로인해 실질적인 동시 5축 가공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본격적인 복합가공이 이 레벨에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단계를 기반으로 연삭, 호빙, 폴리싱, 기어 가공 등 기존의 단순 선삭, 밀링, 드릴링 외의 가공을 추가할 수 있다. 한 번의 복합가공 사이클을 통해 최대한의 가공을 추가하는 커스터마이징 레벨로 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복합가공기 밀링 주축의 틸트 선회 기능을 이용해서 공구를 가장 적당한 각도에 설정할 수 있고 절삭 저항의 합력 방향을 바이트의 생크 방향(공구 축 방향)으로 할 수 있어 보다 능률적으로 가공할 수 있다. 두산공작기계의 PUMA SMX 기종이이 레벨에 해당된다. 밀링 스핀들이 있기 때문에 직교 평면에서만 가공하던 것을 임의 각도로 가공하는 윤곽 가공이 가능해진다.

동시 5축 가공으로 터빈블레이드를 가공하는 것은 일반적인 동시 5축 머시닝센터의 기능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단, 선삭을 기반으로한 SMX와 같은 복합가공기는 원형의 긴 부품 가공에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공작물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7~9 단계의 매우 복잡한 공정의 경우는 레벨 3의 복합가공기가 유리하다. 또한, 가공물이 대형이거나 이동 및 장착 등의 핸들링이 매우 어려운 경우도 이런 타입의 복합가공기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레벨3 복합가공기로 터닝 작업 없이 5축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레벨3 복합가공기로 터닝 작업 없이 5축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두산공작기계의 좌표형 복합가공기 PUMA SMX 기종이 레벨3 복합가공기에 해당된다.
두산공작기계의 좌표형 복합가공기 PUMA SMX 기종이 레벨3 복합가공기에 해당된다.
 레벨3 복합가공기에는 머시닝센터에 장착되는 밀링스핀들이 장착된다.
레벨3 복합가공기에는 머시닝센터에 장착되는 밀링스핀들이 장착된다.

복합가공기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
툴링: 복합가공기는 하나의 툴 홀더에 여러 개의 공구를 부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툴링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한 대의 기계에서 각종 복잡한 가공을 하기 때문에 많은 공구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는 터릿과 절삭 공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다기능 공구를 사용하면 공구 교환 시간을 줄이고 여러 공구를 살 때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샌드빅 코로만트의 복합가공용 다기능 공구 CoroPlex SL
샌드빅 코로만트의 복합가공용 다기능 공구 CoroPlex SL

CAM: 사실 작업자가 복합가공기와 관련된 모든 툴과 프로그램을 능통하게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다. 우선 한 기계에서 여러 종류의 가공을 구현하기 위해 뛰어난 설계 기술이 요구 되기 때문에 많은 경험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작업자는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공 순서, 진입 시점을 설정하고 회전 축을 컨트롤, 툴패스를 생성한다. 또한 공구 경로의 오류를 줄이기 위한 제작 공정 시뮬레이션도 한다.

복합가공용 CAM 프로그래밍은 매우 중요하다.
복합가공용 CAM 프로그래밍은 매우 중요하다.

충돌 검증: 작업자가 설계 단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충돌에 대한 검증이다. 복합가공기는 한정된 가공 영역 내에서 많은 축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다른 공작기계에서도 설계 오류나 기계 고장은 유의해야 하지만 복합가공기를 이용한 작업에 있어서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공정집약적 기계이기에 축의 충돌 같은 설계 실수나 고장 등으로 인한 손실시간에 따른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충돌대비 기능을 탑재한 모델도 있다.

 복합가공기는 공정집약적 기계이기에 축의 충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복합가공기는 공정집약적 기계이기에 축의 충돌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베리컷을 이용한 충돌방지 시뮬레이션)

복합가공, 꼭 필요한가?
기존의 2축 선반이나 터렛선반과 비교할때 Y축이 부가된 레벨 2의 복합가공기가 공정을 집약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복합가공으로 공정을 집약하는 것이 어느 상황에서나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라인으로 접근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선반 두 공정과 밀링 한 공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치자. 이렇게 라인으로 구성된 경우 개당 생산 시간만을 따져보면 복합가공보다 기존의 방법이 더 빠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장비 투자비의 증가, 생산 수량의 변동, 요구되는 정도 수준 등을 고려해 보면 과연 Y축이 부가된 복합가공기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임가공 공장(Job shop)의 경우는 수주에 대한 부담으로 복합가공 보다는 개별 가공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일반 선반 대비 Y축이 부가된 복합가공기의 가격이 고가라는 점도 장벽으로 작용 한다. 공작기계 소비자가 처한 환경적인 측면을 봐도 실제 현장에는 복합가공기를 쓸줄 아는 인력이 아직은 많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복합가공기, 수면위로
이렇게 일반 산업에서 생겨날 수 있는 복합가공기의 수요량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항공우주산업, 정밀기기, 의료기기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다르다. 최근 국내 항공 분야 산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런 고부가가치 분야를 중심으로 한 복합가공기 사용이 늘고 있고, 또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제조 업체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우리는 복합가공기의 가치와 진가가 수면위로 떠오를 시대를 앞두고 있다.

About 이상준 기자

생산제조인을 위한 매거진 MFG 편집장 이상준입니다. 대한민국 제조업 발전을 위해 일합니다.